
2017/06/04 08:13
오늘도 아침이 밝았다. 좌표없이 흘러가는 인생이라도 아침 햇살은 반갑다.

2017/05/09 13:05
하고 싶은 일만 하며 오늘을 보내기로 했다. 생각보다 하고 싶은 일이 몇가지 없고, 단순한 것들이라 놀랐다. 처음 떠올랐던 일은 오늘의 한 순간을 박제하는 일. 그후에는 편한 이들을 한명씩 따로 만나 그저 차한잔씩 나누는 것. 마지막으로 저녁때 그의 평범한 일상의 끝에 찾아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그 얼굴을 다시 한번 기억에 새기는 것이었다.

2017/04/17 11:04
아침 식사가 약간 늦게 끝났고, 운전하다 잠시 딴생각을 해 건너야 하던 다리를 지나쳐갔다. 그리고 우리의 작별 인사는 다음 만남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생각보다 길어졌다. 그래서 나는 운이 좋게도 이 장면을 마주했다.

2017/03/25 09:43
모처럼 혼자 맞는 날의 아침이다. 더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어 이불을 걷고 나온 아침은 꽤 오랜만인것 같다. 그렇게 긴 잠을 잤다고 해서 머릿속이 말끔한 상태는 아니다. 부엌으로 나와 습관처럼 커피를 준비해 앉았다. 꼭 닫긴 창문 너무에서 새들이 요란하게 지저귄다. 커피 볼을 양손으로 감싸며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앉아있다. 비스켓을 꺼내어 커피에 적셔 두조각 먹었다. 그렇게 토요일의 아침 식사는 지나갔다.

2017/03/21 16:09
늘 그자리에 있었다. 가끔이라도 애를 써 돌아볼 필요는 없었다. 어쩌다 그의 잘 말린 세이지가 필요할 때 문을 두어번 두드리면 매번 조용히 세이지 한묶음을 건네주는, B는 그런 존재였다. 그런데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이 없다. 한 계절이 지날 동안 그 자리를 아무리 둘러보아도, 그 주변, 주변에 주변까지 가쁜숨을 몰아 쉬며 뛰어다니며 찾았는데 그를 찾을 수가 없다. 나에겐 그의 파란 문만이 그에게 닿는 통로였다. 열두해가 지나는 동안.

2017/03/16 15:42
아테네 어느 작은 공방에서부터 지금 나의 작업공간 저 작은 나무 상자 위에 앉기까지 -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아프로디테. 어느 하나 우연성과 운명성을 띄지 않은 것은 없네.

2017/03/12 14:33
처음 만났을 때 마음이 쿵 내려앉는 존재들이 있다. 꽃이든 사람이든

2016/08/24 19:22
일기. 엄마와 할머니, 그리고 그들의 할머니의 일기. 겹쳐지고 포개어지는 이야기들. 그렇게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에 비슷하게 살아간다.

2016/07/19 23:02
잔잔하게, 그러나 오래도록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던 사람. 이따금씩 기억속에서 꺼내보면 미소를 짓게 했던 사람. 세상을 따뜻하게 마주할수 있도록 영향을 주었던 사람. 별다르게 계속 그 인연을 이어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마음 속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괜찮았던 사람. - 어쩌면 그래서 굳이 찾아보려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. 그러다 어제 새벽 갑자기 현재 소식이 궁금해져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무심코 적어 보았다. 검색된 그의 소식은 단 하나, 그의 부고 였다. 그것도 5년 전의 뉴스였다. 이 세상에 그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데도 가끔 그를 떠올리며 힘을 얻곤 했는데 이제는 그 마음에 깊은 그리움이 추가 되겠구나.

2015/05/11 10:13
다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어졌다.

2013/04/16 15:37
오래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다. 서로를 반기는 마음은 떨어져 있던 기간의 제곱 쯤 더하는 것 같다.